분단국가, 우리 말고 또 있다고?
2023-10-16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사실 이 말은 관점에 따라 맞기도, 틀리기도 합니다. 우리 외에도 많은 국가들이 정치, 종교적 이유로 분단을 겪었는데요, 이들 중 몇몇은 분리 독립을 선언하기도 하기도 하고 분단 상태로 머물러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 국가와 대한민국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한 나라였으나 지금은 다른 나라로 구분되는 나라들은 어디가 있을까요?🧐
아직도 싸우고 있는 분단국가는 어디?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분쟁은 없을지언정 국제 사회에서 서로를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언젠가 영토를 수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한과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영토를 점령한 ‘괴뢰국’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상황의 분단국가는 어디가 있을까요?
중국과 대만
중국과 대만 역시 분단국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국공내전을 겪으며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 갈라진 양안 관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국력의 차이로 대만이 국제 사회에서 China Taiwa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두 국가는 각자 스스로가 중국의 합법적인 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별개의 정부, 정치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순 영토 크기로 비교했을때 중국은 대만의 330배 입니다 🫥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
키프로스(Cyprus:영어로는 사이프러스) 섬은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해마다 240만여 명이 찾는 인기 관광지입니다. 1974년 그리스-튀르키예(터키) 사이의 영토 분쟁으로 인해 키프로스 섬은 키프로스(그리스계)와 북키프로스(튀르키예계)로 분할되었습니다. 키프로스 섬 북쪽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북키프로스는 외교적 열세로 인해 튀르키예 외에는 정당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북키프로스의 수도 북니코시아(North Nicosia). 북키프로스는 외교적 승인을 받지 못한 미승인 국가로 간주됩니다.
사실 우리도 한 나라였는데, 몰랐죠?
위의 국가들이 서로의 자치권을 인정하지않는 반면 한 나라에서 갈라져나와 국제적으로 서로 다른 정부와 자치권을 인정받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체코와 슬로바키아
체코슬로바키아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18년부터 1992년까지 보헤미아, 모라비아, 슬로바키아 지역으로 구성된 공화국입니다. 단일국가에서 공산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화된 이후 국민 투표를 통해 1993년 1월 1일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평화롭게 분리되었습니다.
유고슬라비아와 아이들…이 아니라 후계국?
유고슬라비아 왕국(Kingdom of Yugoslavia)은 1918년부터 1941년까지 남동유럽에 존재했던 국가로 1차 세계대전 이후 세르비아 왕국, 몬테네그로 왕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미승인국이 합쳐지며 시작되었습니다. 민족으로 분리했을 때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마케도니아인 등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종교만 해도 세르비아 정교회, 가톨릭, 이슬람(보슈나크인,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튀르크계로 대부분이 수니파), 개신교 등이 섞여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및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유고 연방)으로 재구성되었으며 1990년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등과 같은 독립 국가로 재탄생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왕국 이후 45년부터 존재한 유고연방을 예로 들자면 일곱개의 국경, 여섯 개의 공화국, 다섯 개의 민족, 네 개의 언어, 세 개의 종교, 두개의 문자로 구성되어있었다고 합니다 🤯
수단과 남수단
아프리카 북동부의 수단은 분리 전까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와 밀접한 북부 건조지대와 해안과 떨어져 있는 남부 열대 우림 지대는 예전부터 외부와의 교류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수단의 주요 주민인 누비아인은 나일사하라어족에 속해 인구 대다수가 아랍어를 사용하는 반면, 남수단의 딩카족과 누에르족은 이와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언어를 가지고 있는 북수단과 남수단은 2011년 국민 투표를 통해 남수단을 분리된 국가로 형성했고, 지금까지 국경 간 분쟁지역이 존재합니다.
수단과 남수단은 지리적, 환경적 요소로 인해 이전부터 교류가 많지 않았으며 각각 고유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지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195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배국 일부로 하나의 국가로 간주하였습니다.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 독립할 때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해있었으나 1965년 정치, 경제적 이유로 인해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양국은 꾸준히 우호 관계를 유지했으며 페드라 블랑카와 같은 분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매우 가깝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버스를 이용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조호바루 국경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xar Technologies>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1947년 영국령 인도가 독립하면서 파키스탄은 무슬림을 위한 국가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동파키스탄(지금의 방글라데시)와 서파키스탄(지금의 파키스탄)은 지리적으로 분리된 두 지역으로 민족, 문화, 언어가 매우 상이했습니다. 파키스탄 건국의 주도 세력인 펀자브인, 신드인은 북부 인도인과 더 가까운 반면 동파키스탄과 인도 서벵골 주의 벵골인과 구분되며 언어 역시 벵골어가 아닌 펀자브어 또는 힌디어와 흡사한 우르두어를 사용합니다. 서파키스탄의 동파키스탄에 대한 차별과 수탈 등으로 인해 독립전쟁이 일어났고 인도의 개입으로 1971년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역사적인 악감정 때문에 아직까지도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합니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지리적으로 분리된 만큼 인종, 언어가 매우 상이합니다.
<이미지 출처: Global Village Space>
이외에도 인도와 파키스탄, 루마니아와 몰도바 등 많은 나라가 하나의 국가에서 분리되어 지금은 각각 독립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흡수통일, 누가 성공했을까?
서로 분단국가로 분쟁이 있었으나 한쪽의 정부가 다른 한쪽을 수복하여 흡수통일에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통일신화 대표주자, 독일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패망하고 서독과 동독으로 나누어졌습니다. 통일 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지 않은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43% 수준에 불과했다고 합니다(이런 지역 간 경제력 차이는 지금의 독일 내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경제적 빈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시위가 계속되자 동독은 ‘여행 허가에 대한 출국 규제 완화’에 대한 법령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이 법령을 대변인이 착각하여 ‘동서독 국경 또는 동서 베를린의 모든 검문소를 사용할수 있다’라는 부분을 ‘동독 국민은 베를린 장벽을 포함하여 모든 국경 출입소에서 출국이 인정된다’고 잘못 읽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를 한 이탈리아 기자가 ‘동독 정부가 베를린 장벽을 즉시 철거한다’고 오보하고 이 소식이 전 유럽을 강타, 독일 통일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1989년 11월 10일 ‘베를린 장벽 철거’ 오보 이후 시민들의 반응
어이없는 오역 덕분에 베를린 장벽 철거의 불이 타올랐습니다
SecureWatch로 바라본 베를린 장벽이 있던 장소. 지금은 가장 길게 보존된 베를린 장벽과 함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xar Technologies>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수많은 동독 주민이 서독으로 넘어갔으며 동독 정부는 정부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공식적으로 1990년 10월 3일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은 해체되고 독일연방공화국(서독)에 가입하여 흡수통일되었습니다.
베트남 통일 역사
베트남은 냉전으로 인한 분단국가 중 최초의 통일 사례이자 최초의 무력 통일 사례, 그리고 유일한 적화통일 사례입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물러나자 베트남 북부는 베트남 민주 공화국, 남부는 남베트남으로 갈라졌습니다. 1964년 미국과의 베트남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73년 미국이 철수하며 파리평화협정까지 맺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1975년 3월 북베트남은 선제 침략을 선포하고 결국 76년 남베트남을 무력 통일에 성공합니다.
정치 수도 하노이로 대표되는 북베트남과 경제수도 호치민으로 대표되는 남베트남은 사실 오래전부터 물리적인 거리, 기후, 음식 등이 달라 지역감정이 심했습니다. 인접한 나라도 각각 중국, 캄보디아로 영향을 받은 문화, 언어도 다른데다가 무력 통일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까지 겹쳐 현재까지도 베트남에서는 지역감정으로 인한 많은 갈등이 있다고 합니다.
통일 후 북베트남 국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베트남의 공식 국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 어떻게 읽으셨나요? 과거 지리적 이유로 인한 인종, 문화적 차이가 현대에 들어서면서 어떻게 갈등으로 심화하였는지 짚어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나아가 포스팅을 읽는 분들께 이념과 민족, 그리고 국가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오늘 포스팅 중간중간 포함된 위성 이미지는 모두 글로벌 위성영상 1위 그룹, Maxar Technologies의 스트리밍 플랫폼 SecureWatch를 활용했습니다. 전 세계 위성영상 소스를 쉽고 빠르게 취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Maxar Technologies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Maxar의 국내 공식 파트너, GIS 전문 컨설팅사 SPH에 문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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